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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4 Eighth Grade
    각종리뷰/눈과 귀가 함께 즐거운 2018. 8. 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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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의 영화감상 리뷰.


    그동안도 실은 많은 영화들(미션임파서블-폴아웃, 어벤저스-인피니티워, 앤트맨 앤 와스프, 데드풀2, 인크레더블2)을 봤더랬다.

    그런데 다 액션영화였다. (인크레더블2 빼고)

    액션영화는 딱히 시간들여 리뷰 쓸 마음이 안 든다.

    딱 보는 동안 즐기고, 끝나고 나면 잘 봤다! 끝! 이런 느낌이랄까?

    곱씹고, 되새기고싶은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


    그러다 오늘 오랜만에 비(非)액션영화, "Eighth Grade"를 봤다.

    그 기념으로 간만에 쓰는 영화리뷰.


    *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중2병에 걸린, 아웃사이더 소녀의 이야기이다.

    이렇게만 놓고보면 꽤 심각한 이야기일 것 같지만, 실은 코미디 영화다.

    그 중에서도 따뜻한 코미디 영화.


    많은 코미디 영화들이 "과장"의 기법으로 웃음 요소를 만들어내는 것에 비해 이 영화는 꽤 현실적이다.

    아웃사이더 소녀가 또래집단에 스며들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을,

    그런 딸과 가까워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싱글대디의 모습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것은 아마도

    많은 관객들이 이미 한 번쯤은 겪어 봤을, 일명 "이불킥" 상황들을 이 영화가 잘 엮어 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그 익숙한 상황들은 우리에게 아주 잘 아는 창피함을 선사하고

    이로 말미암아 웃음도 자연스레 번지게 만든다. 


    이런 미소 뒤에는 사실, 나이 듦이 주는 여유도 존재한다.

    그 당시에는 심각했을지언정, 지나고 나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님을...이미 깨달은 자만이 웃음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나이도 먹고, 철도 들었다고...

    그렇게 여유롭게 중2병에 걸린 Kayla를 내려다 보면서 한참을 \웃다가도

    문득 문득,

    실은 내가 중2 소녀 Kayla에서 몇 발자국 나아가지 못했구나를 깨닫고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했다.


    "자신감 키우기!", "파티에서 잘 어울리기!"와 같이 아무도 보지 않을 것만 같은 (나름의) 꿀팁 비디오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Kayla나,

    아무도 읽지 않을 것만 같은 이 영화평이나 기타 잡 생각들을 이 블로그에 올리는 내가 다르지 않고,


    Kennedy의 생일파티에 가서 쭈뼛쭈뼛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애쓰는 Kayla의 모습이

    내가 버클리에 와서 처음으로 초대받은 하우스 파티에 갔을 때의 모습을 상기시켰던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Kayla가 3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비디오를 찍으면서,

    혹시 고등학교생의 생활이 기대만큼 즐겁거나 행복하지 않았더라도, 그래도 괜찮아!

    인생이 늘 즐거울 수만은 없고, 그러나 저러나 넌 멋져!

    라고 중2의 Kayla가 18살의 Kayla에게 하는 말들에서,

    중2의 나도 아니고, 18살의 나도 아닌, 지금의 내가 살짝 위로 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지금도 괜찮다고.




    덧1) 영화가 트레일러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사실 가벼워서 좀 아쉬웠다. 대신 가볍게, 훈훈하게 보고 넘길 수 있는 영화라는 장점도 있다.

    덧2) 이 영화의 제목이 "Eighth Grade"라는건 동서고금 막론하고 중2병이 심각하다는 걸 알려주는건가?

    덧3) 아역 배우들, 그 중에서도 특히 주인공 Kayla 역을 맡은 Elsie Fisher의 연기가 일품.

    덧4) 이렇게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는 영화는 보고난 후, 찝찝함과 죄책감이 남지 않아서 좋다. 불편한 소재로 웃기는 영화들과는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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