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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을 읽는 이유.
    각종리뷰/마음이 즐거운 2017. 11. 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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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한강 작가의 NYT 기고문을 인용하면서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에 관한 글을 이 곳에 남겼다.

    그런데 김영하 작가님이 생각하는 소설을 읽는 이유는 다른 것 같아서 이 곳에 갈무리해둔다. (김영하의 "읽다"로부터)


    "'인간과 세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소설을 읽자'고 결심하는 것은 어딘가 부자연스럽습니다. 소설은 소설이 가진 매력 때문에 다가가게 되는 것이고, 바로 그 매력과 싸우며 읽어나가는 것이고, 바로 그 매력 때문에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독서의 목적 따위는 그에 비하면 별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독서의 목적 같은 것으로 설명해버리기에는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가 겪는 경험의 깊이와 폭이 너무 넓고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개개의 독자가 특정한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변화를 겪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소설을 하나의 도구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설이라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중략)............. 우리가 가지 않아도 산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어떤 소설은 우리가 읽든 말든 저 어딘가에 엄연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소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접근하고, 그것으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고,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독자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그 어떤 분명한 유익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 변할 뿐입니다."



    사실 이 말은 소설을 읽는, 혹은 읽어야 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소설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고 또 공감할 수 있는 대답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가 "너는 대체 그게 왜 좋아?" 혹은 "그 사람이 왜 좋아?"라고 물으면 답변하기 애매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별한 이유없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니까. 나도 대체 왜 좋은지 모르겠지만 그냥 마냥 좋은 경우. 그리고 보통 그럴 때는 그것들에 관한 내 선호가 너무나도 강한 나머지 선호나 취향이 잘 바뀌지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김영하 작가님의 저 답변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소설에 대한 특별한 선호가 없는 입문자에게 적합한 대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굳이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소설 좀 읽어봐하고 권할 이유나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이 대답은 그들이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저 인용문과는 별개로 김영하의 "읽다" 산문집은 사실 작가님이 얼마나 소설을 사랑하는지 책 한권에 걸쳐 스며들어 있고 그 때문에 곳곳에 왜 소설을 읽어야하는지,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해 그 어떤 책보다도 잘 서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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