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하루감상
-
유학생활 단상 시작 - 첫 한 달오늘하루감상/유학생활 단상 2018. 7. 30. 13:28
*나는 유학생이다.대한민국 정규 교육과정 12년, 학부 4년, 석사 2년을 모두 한국에서 마치고뒤늦게 박사 유학을 온, 한국 토박이 유학생이다. 2015년 8월 12일에 여기에 딱 도착했으니까이 곳, 이역만리까지 와서 공부를 시작한지도 벌써 어언 3년이 다 되어간다. 그런만큼 이제 어느 정도 이 곳 생활에 익숙해졌나 싶기도 한데그래서 방심하고 있을 때쯤...아차! 내가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구나. 원래 익숙하던 곳과는 좀 다른 곳에 살고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 때 그 느낌들을 이 카테고리에 모아두고 싶다. *시작은 예~~~~전에 (벌써 2년 반 전!) SNS에 남겼던,버클리 오자마자 첫 한달 동안 느낀점으로!(지금은 많이 적응해서 이 때에 비하면 매우 잘 지내지만 ^__^) *첫 한 달..
-
2018/06/17 언니 결혼식오늘하루감상 2018. 7. 30. 09:52
*언니가 시집을 갔다.나에게 형부가 생기다니! *언니가 시집가는 날,정말 많이 울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났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결혼식 하루 전 날, 언니가 아빠 손 잡고 신부 입장 연습을 했는데 그 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결혼식 당일 날은 신랑 입장 때부터 폭풍오열을 시작했다. 덕분에 언니도 울고, 엄마도 울고, 큰엄마도 우시고, 사촌언니도 울고,그렇게 눈물이 돌고 돌아 많은 하객들의 눈을 적셨더랬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 생각해봐도, 대체 왜 그렇게 눈물이 많이 났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정리가 안 된다.이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언니의 결혼식이 한 달하고도 열흘이나 더 지난...그러니까 흐른 시간 만큼이나 감정도 많이 ..
-
2018/07/17 오랜만의 오피스 하루 감상오늘하루감상 2018. 7. 19. 18:02
*실로 오랜만의 오늘하루감상 업데이트.퀄 끝나고 LA/샌프란시스코를 여행했고, 또 한국에 다녀왔다. 압박감이나 스트레스 전혀 없이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기 때문에 딱히 이 곳에 글로서 남길 감상이 없었다....는 사실 아니고,한국에서 나름 인생의 빅 이벤트가 하나 있었긴 했더랬다.다만, 내 인생에 매우 큰 사건이긴 하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시간을 들여 길게 기록을 남기고 싶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공부/연구를 했다.사실 딱히 학교에 나가서 공부/연구를 해야 할 이유는 없었는데너무 집에만 있다보니 영어를 쓸 일이 너무 없어,안그래도 모자란 스피킹 실력이 더 퇴화되는 듯 하기도 하고,또 오랜만에 오피스 메이트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랜만에 오피스에 나간 보람이 있었다..
-
나의 아저씨오늘하루감상 2018. 6. 12. 21:35
*통 드라마를 안 보고 살다가,퀄 끝난 기념으로 세 편의 드라마를 정주행했다. 좋다고 이미 입소문 나있던 검증된 드라마를 골라 봤던지라 세 편 모두 좋았다. 그리고그 중 '나의 아저씨'는 정말 좋았다.거의 역대급 인생 드라마. *배우, 연기, 배경 음악, 극 중 대사...다 너무 좋았지만,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작가와 감독이 극 중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이 드라마는 (도준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인물들을따뜻하고 배려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관조적인 시선으로... *이 드라마에는대사 하나 없는,그렇다고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그저 극 중 인물들의 일상적인, 평범한... 삶의 일면을...멀리서 보여주는 듯한 씬이 많다. 예컨대,정희가 가게 문을 닫고홀로 불 꺼진 방으로 들어서..
-
무미건조한 서류의 잔인함오늘하루감상 2018. 5. 29. 09:21
*사실 이건 오늘하루감상은 아니다.그렇다고 요즘하루감상도 아니고. 굳이 분류하자면,어느하루감상 쯤 되는,그냥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오던 주제에 대해 쓰고 싶어서 쓰는 글. 무미건조한 서류의 잔인함. *서류가 너무 무미건조한 나머지 그것이 되려 잔인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딱 두 번 이를 절감한 적이 있다. 한 번은 2015년 봄과 여름 사이,학교 기숙사에서 서류접수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다른 한 번은 올해 2월 말, 제주도에서였다. *우리 학교 (학부) 기숙사는 근처 자취방에 비해 훨씬 싸다.물론 퀄리티가 엄청나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그래도 그 가격에 서울 시내에서 내 한 몸 뉘일 수 있다는 데,따뜻한 물로 그 날 하루 피로를 씻어내려갈 수 있다는 데 감사할 수 있을 정도로가성비 갑인 곳이다. 그..
-
2018/05/18 공항가는 길.오늘하루감상 2018. 5. 19. 01:59
* 새벽 여섯시의 BART는 학부시절 밤새 술마시고 집에 들어가던 서울의 새벽 지하철을 연상시킨다. 그 시간대의 지하철/BART에는 눈에 초점을 잃은, 그저 관성적으로 일터로 향하는 듯한 출근인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다. 피로와 권태가 내려앉아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안겨주는 묘한 위로감과 이상하게 드는 죄스러운 마음도 똑같다. 사는게 다들 똑같구나. 고된 인생사를 함께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묘한 위로감. 그러면서 동시에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만 게으름피우며 호사를 누리고 있나 싶어 드는 죄스러운 마음.. 하루종일 공부 안하고 농땡이 피우다 집에 들어갔는데 그 때 잘 차려진 엄마의 진수성찬을 받는 그런 느낌이랄까.. * Global Entry를 등록해 두었더니, TSA..
-
2018/02/26 오늘하루감상오늘하루감상 2018. 2. 28. 02:38
*내게 2월은 참으로 시간이 유연하게 흘러간 달이었다. 2월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2월의 시간들을 반추해보자면,줄리언 반스의 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극 초반부에 등장하는 다음의 구절만큼 나의 2월을 잘 대변하는 말이 있을까 싶다. 이 세상에 초침만큼 이치를 벗어나지 않는 게 또 있을까. 하지만 굳이 시간의 유연성을 깨닫고 싶다면, 약간의 여흥이나 고통만으로 충분하다. 시간에 박차를 가하는 감정이 있고, 한편으로 그것을 더디게 하는 감정이 있다. 그리고 가끔, 시간은 사라져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이 정말로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러다 오늘 아침에는 이런 시간의 유연성에 정점을 찍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바로... 늦잠을 자버린 것이다. 제주도에서 버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