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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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보다"에서 작가의 말각종리뷰/마음이 즐거운 2017. 10. 23. 08:41
김영하의 "보다"로부터 갈무리. "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에서 좀더 나아가야 한다.보고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해 쓰거나 말하고, 그 글과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는, 다시 말해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우리는 정보와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본다"고 믿지만 우리가 봤다고 믿는 그 무언가는 홍수에 떠내려오는 장롱 문짝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리고 우리 정신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책상 앞에 앉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생각의 가장 훌륭한 도구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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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라는 연옥.각종리뷰/마음이 즐거운 2017. 9. 29. 10:36
김영하의 산문집 "보다"에 수록되어 있는 에세이, "택시라는 연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연옥은 천국과 지옥 중간에 있다.로마 카톨릭이 연옥을 창조해낸 것은 천국과 지옥의 이분법만으로 사후세계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연옥은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세계다.지옥처럼 괴롭지도 않고 천국처럼 행복하지도 않다.연옥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그곳에 머무는 기간이 얼마가 될지 모른다는 데 있다.또한 연옥에 머무는 자는 스스로 그곳을 탈출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언제까지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뭘 해야하는지도 모른채 하염없이 머무는 곳,거기가 연옥이다." 김영하는 택시문제를 연옥에 빗대었다. 깔끔하고 명쾌한 해결책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나는 이 구절을 읽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