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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 요즘 하루 감상.오늘하루감상 2018. 2. 19. 10:28728x90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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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착각, 진실과 환상, 혼란과 혼돈, 그리고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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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볼 안에선 하얀 눈보라가 흩날리는데, 사실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인."
Snowglobe에 갇혀 살았던 지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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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어떻게 지내니?"
"그러게요. 저도 요새 제가 뭐하고 지내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건 또 뭔 소리냐?"
"정신 나간 애처럼 지내고 있다는 거죠. 이따 끝나고 커피 마실래요?"
"안 돼. 집에 가야해."
"벌써? 왜요?"
"밥솥 고치러 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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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범하기 짝이 없는 대화에서 흔들렸던건,
그만큼 내가 잘 못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고,
내 삶이 그만큼 불안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짧고 아무 것도 아닌 대화에서
새삼 내 삶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었는지 절감하고 반성하게 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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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실은, 이 오랜만의 일상도 불완전하기 짝이없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일상이고,
여전히 마음 속과 머릿 속은 복잡하지만,
그리고 중심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면서 외면해 온 일상이지만,
지금 이 일상이 주는 편안함이 이리도 감사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별 것 아닌 일상이야말로 내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치인듯 싶다.
*
내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차마 다 할 수는 없어서
어떻게 이야기할까..
어디까지 이야기해야할까..
고민, 고민하다가
그래도 말을 하고는 싶어서
빙빙 돌리고 돌려서
이야기의 단편만을 겨우 꺼내서 이야기하는 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야기를 채 마치기 전에
차마 말하지 못한 내 마음을 다 알아주고
눈물 흘려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던 하루.
그 친구의 존재가 주는 무게감이 새삼 크게 와닿았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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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느낀건,
내가 작년 여름의 shock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다시 안정된 삶을 살고 있노라고 믿었던건
온전한 내 착각일 뿐이었다는 것.
실은, 여전히 다시 잘 살기 위해 아둥바둥 안간 힘을 쓰며 버티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조그마한 충격에 이리도 휘청휘청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러면서 이제 다시 버틸 힘조차 다 소진해버린 것 같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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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2병은 좀 그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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